본문 바로가기

이슈/스포츠

박지성-손흥민도 당한 인종차별, 축구계 눈찢기 만연한 이유(+존테리 악수 거부 비화)

해외축구의 아버지, '해버지'로 불리는 박지성 전 선수(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버서더)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박지성은 8일 유튜브 '슛포러브(Shoot for Love)'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할 당시 경험했던 인종차별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동양인 인종차별' 눈 찢기, 무지에서 비롯되기도

최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동양인 인종차별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프랑스 몽펠리에서 20대 한국인 유학생이 현지 10대들에게 인종차별적인 조롱과 폭행을 당하다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지인들이 유학생을 향해 눈을 양쪽으로 찢었고, 유학생이 사과를 요구하자 폭행을 당한겁니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인종차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말 큰 이슈이고, 

선수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슈다. 고쳐나가야 할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축구계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도 꼬집었습니다

박지성은 "UEFA, FIFA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계속 거론하고 있다는 건, 문제가 그만큼 쉽게 안 고쳐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바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캠페인을 계속 한다면 서서히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눈을 찢는 행동이 인종차별적 행동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선수들이 많다면서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카를로스 테베즈와의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선수들이 눈 찢는 게 인종차별적 행동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단지 동양인을 표현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있다. 동양인에게 눈 찢는 행위가 인종차별적인 행동이라고 따로 교육시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흑인 선수에게 바나나를 던지는 것처럼, 동양인에게 눈 찢는 행동이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야 한다"

"테베즈가 '골 넣고 어떤 세리머니를 할까'라고 물어보더니 눈을 찢으며 '이거 할까?' 이랬다. 테베즈는 그게 나를 위한 세리머니라고 생각하더라. 인종차별인지 전혀 모르더라. 동양인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알고 있었다"

다소 웃픈 일화네요ㅎㅎ

 

박지성이 존 테리의 악수를 거부한 사연

최근 인종차별 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박지성이 존 테리의 악수를 거부했던 장면이 재조명 되고 있는데요

2012년, 퀸즈파크레인저스(QPR) 주장이었던 박지성은 악수를 청하는 첼시 주장 존 테리의 손을 거절했습니다

같은 팀 동료인 안톤 퍼디낸드가 존 테리에게 인종차별 의미가 담긴 욕설을 들었기 때문인데요

주장으로서 같은 팀 동료를 지지하고 인종주의를 배척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행동이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박지성은 "안톤 퍼디낸드가 같은 팀에 있었는데, 존 테리가 안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서 주장이었던 내가 존 테리의 악수를 거부했다. 존 테리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악수를 받아줄 수 없었다. 나중에 안톤이 와서 고맙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인종차별 

그라운드 위 인종차별은 세월이 지나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7년 11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에서 콜롬비아 대표팀 미드필더 에드윈 카르도나가 기성용을 향해 눈 찢는 행동을 해 FIFA로부터 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토트넘에서 세계적인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도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있는데요

2018년 10월 카라바오컵 16강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뒤 한 웨스트햄 팬에게 "혹성탈출 DVD를 구해줄 수 있냐. 네가 좋은 DVD 갖고 있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는 불법 복제한 DVD를 판매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입니다

해당 발언을 한 팬은 294파운드(약 44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원정 팬들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적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2019년 축구계가 인종차별 문제로 시끄러울 당시 손흥민은 "나도 잉글랜드에서 뛰면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어느 나라에서 왔고 어떤 인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사람으로서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tvN '손세이셔널'에서 손흥민은 "인종차별은 당연히 하면 안 되는데, 슬프게도 하는 사람들은 계속 한다. 경기장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무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적 언행을 하는 건 '나는 무지하다', '나는 못 배운 사람이다'를 대놓고 드러내는 거라 생각합니다

손흥민 선수 말대로 그 사람이 어떤 인종인지보다 어떤 인품을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더 이상 인종차별로 상처 받고 피해 입는 분들이 없었으면 합니다